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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문
"야, 요즘 학생들이 서로 죽이는 게 찍힌 영상이 있대."
겨울 바람이 찾아들기 전.
사람들 사이에는 흉흉한 소문이 흐릅니다. 진위는 불명,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에 말도 안되는 내용의 괴담이요. 인터넷에서 시작해 사람들의 입과 귀를 타고 퍼진 소문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이 서너 종류나 되는 동영상들이 실제 상황이다, 아니다부터 연출된 영상이다, 영화 촬영이다, 한 술 더 떠서는 어떤 단체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슨 실험을 한 걸 기록한 영상이라느니. 괴담에 불과한 소문은 몸집을 키워 터무니없는 음모론조차 소문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합니다. 한편, 영상을 접한 사람들 중 일부는 영상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저 교복, 우리 동네 고등학교같은데?
사람들의 갑론을박도 길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인터넷 괴담에 흔히 도는 찌라시 보도조차 하나 없었고, 이런 소문에 길게 관심을 갖기엔 사람들은 너무나 바빴으니까요. 주목하던 이목은 이내 다른 곳으로 돌아갔고, 사방에 업로드되어 퍼져나가던 동영상은 어느 순간엔가 조용히 내려갔습니다. 아무렴, 그런 일이 정말로 있었겠어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던 소문은, 말 그대로 뜬소문으로 남아 잊혀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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